영화계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도 이 장면을 봤다면 "졌소"라며 돌아섰을 것이다. 그토록 무섭다는 '사이코'(1960)의 샤워 장면을 능가할 광경이 지난 20일 장충동 국립극장 창극단 연습실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누나는 무슨 누나! 피도 반밖에 안 섞인 누나야. 해! 해!" 무의식의 부추김을 받은 남동생 배장수가 야구방망이를 집어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누나 배장화는 샤워 부스로 들어가 물을 틀고 옷을 벗었다. 심벌즈가 겁에 질린 소리를 내자 어둡고 음산한 기운이 연습실 가득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