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가 계약 동거의 선구자였다는 거 아십니까? 조선의 승려가 된 일본군 병사의 이야기는 오늘날 전쟁소설보다 기막히고, 부모와 아내를 지키려고 활 하나로 왜적과 싸운 이정귀의 이야기는 액션영화보다도 박진감 넘치죠."
임형택(69)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고문헌에서 건져 올린 조선시대 이야기 115편을 묶어 신간 '한문서사의 영토'(태학사·2권)로 펴냈다. 부제는 '실사와 허구 사이'. 역사적 사실부터 황당한 허구까지, 조선 500년의 스토리는 생각보다 그 층위가 다양하다. 국내 대표 한문학자인 그가 20년 동안 공들인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