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걸 시장에서 가장 먼저 안다. 북새통인 시장 한편, 벽돌색 플라스틱 광주리마다 가득 담긴 냉이와 달래가 보이면, 그때가 내겐 바야흐로 봄의 시작이다. 시장에서 욕심껏 달래와 냉이를 사온다. 흐르는 물에 흙을 털어내고 씻는다. 잘 나누어 삶아 냉이는 무치고, 달래는 쫑쫑 썰어 양념간장으로 만든다. 달래를 잔뜩 넣어 봄 내음 가득한 된장찌개도 끓인다. 봄을 맞이하는 밥상에는 풋나물 냄새가 가득하다. 그렇게 참기름을 넣어 비빈 달래 간장 비빔밥에 된장찌개를 먹은 날에는, 가장 일찍 피는 개나리와 목련을 보러 동네 공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