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형의 ‘도심에서 선(禪)하다’-13] 계피 향 가득한 그 곳

도심 속 단아한 카페에서 시나몬(cinnamon) 가루 촘촘히 뿌려진 커피 한 잔 들고 있는 풍경은 어떤가? 이국적으로 매콤한 계피 향 맡으며 짐짓, 도회적인 스타일로 커피 잔을 쥐고 있으면 그 감흥이 색다르다. 도심에서 소소한 쾌락의 장(場)을 마련해보는 셈인데, 사실 그 쾌락의 요소로 인해 후각이란 감각은 선가(禪家)와 인연을 맺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물론 후각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감각이 마음을 산란케 하는 것들이다. 색(色)의 농간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내내 정신 차리고 의도적으로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