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0 김연수(42·사진)의 언어가 가벼워졌다. 밀랍과 깃털로 만든 언어로 당대(當代)의 비극을 뛰어넘기. 김연수의 새 장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자음과모음 출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로놓인 심연(深淵)을 감각적인 언어로 돌파해보려는 애처로운 시도다.연약한 밀랍 날개로 태양을 향했던 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처럼, 정상 직전에 굴러 떨어지면서도 끝없이 바위를 꼭대기로 밀어올려야 했던 시시포스처럼, 작가는 소통과 공감에의 불가능한 노력을 계속한다.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이 깊고 어두운 연못을 무탈하게 건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