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들을 때가 가끔 있다. 그 시절 내가 제일 오래 붙들고 있었던 책은 서른한 권짜리 백과사전이라 딱 떠오르는 책을 찾아내기가 힘든데, 그때 다행히 떠오르는 책이 한 권 있다.
몇 학년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중학교 시절 어느 무더운 여름방학. 에어컨이 귀하던 시절이라 바람이 잘 통하도록 문을 앞뒤로 열어놓고 움직임을 최대한 줄여가며 바람이 통하는 길목에 가만히 드러누워, 집안 어딘가에 굴러다니던 두꺼운 책 한 권을 읽기 시작했다. '코스모스'라는 제목의 과학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