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0 태초(太初)의 어둠과 태초의 빛. 그 외엔 어떤 것도 '전시'돼 있지 않았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김수자(56)는 창세기의 도입부처럼 전시를 구성했다.우선 어둠. 전시장 모퉁이에 빛과 소리가 완전히 차단된 밀실(密室)이 설치됐고, 진행 요원 안내를 받아 입장한다. 꽁꽁 묶인 시각 대신 촉각이 곤두선다. 발아래에서 느껴지는 폭신한 카펫의 감촉. 공포스러웠던 어둠이 아늑하게 느껴질 때쯤 다시 문이 열린다.이번엔 빛. 어둠에 익숙해졌던 눈에 수천, 수만 개의 무지개가 쏟아진다. 바닥, 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