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의 자택에서 만난 작곡가 이영조(70·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는 딱 '시골 농부'였다. 씨감자와 고구마순은 동네 5일장에서 사오고, 옥수수가 열리면 새벽에 작곡할 때마다 '밤참'으로 요긴하게 쓴다. 그가 밭에서 잡초를 뽑고 있으면 아내는 '대체 곡은 언제 쓰느냐'고 채근한다.
그러나 아내의 걱정과는 반대로 그는 분명히 한국 음악계에서 가장 바쁜 작곡가다. 다음 달 8~9일 예술의전당에서 막 오르는 오페라 '처용'은 개막을 앞두고 작품을 90% 이상 고쳐 썼다. 1987년 작품 초연 이후 26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