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노벨문학상(1971년) 수상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가 세상을 뜨고 이듬해 그의 유고시집이 출간됐습니다. '질문의 책'이란 이 시집에 수록된 시 74편은 특별한 제목을 붙이는 대신, 1에서 74까지 숫자로만 나열돼 있습니다. 각 작품의 모든 연은 물음표로 끝납니다. 물음표가 모두 316개입니다. 그러니까, 네루다는 생의 막을 내리는 순간까지도 300개 넘는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최근 이 시집을 번역한 정현종(74) 시인은 네루다의 물음표에서 정신의 부패를 막는 왕성한 호기심을 읽습니다. 네루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