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추상화 한 점이 놓여 있다. 큐레이터가 이렇게 설명한다. "작가는 인력시장에 의뢰해 일용직 노동자 두 명을 섭외했습니다. 이들은 작가가 밑칠해 둔 캔버스를 5시간 동안 걸레로 닦았지요. 그들의 노동으로 완성된 이 추상화에 작가는 '걸레질'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작품 옆에 설치된 모니터에선 평론가 셋이 '남의 노동'을 자기 작품으로 삼은 김홍석의 행위를 비평하는 영상이 나온다. 이쯤 되면 관객은 생각한다. '이 작가, 부도덕하지 않은가.'